마포집숯불돼지갈비에서 즐기는 진한 숯불의 정취

바람은 잔잔했지만 공기가 제법 차가웠던 월요일 저녁, 동네 사진관에서 증명사진을 찾은 뒤 이모와 저녁을 먹었습니다. 사진 한 장만 받아 나오면 되는 일정이라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보정본을 고르느라 예상보다 시간이 흘렀고, 밖으로 나오니 둘 다 저녁 메뉴부터 찾게 됐습니다. 이날 향한 곳은 인천 미추홀구 장천로 47 1층의 마포집숯불돼지갈비입니다. 자리를 잡고 음식이 준비되자 숯불 가까이에서 올라오는 열과 달큰한 돼지갈비 향이 먼저 느껴졌습니다. 이모는 사진을 보여달라고 계속 말했고 저는 밥부터 먹자며 휴대전화를 뒤집어 놓았습니다. 그러자 얼마나 다르게 나왔기에 숨기느냐고 물어 괜히 식사 시작부터 웃었습니다. 돼지갈비는 양념이 닿은 표면이 익으면서 색이 빠르게 짙어졌고 숯불 위에서 올라오는 향도 점차 선명해졌습니다. 이날은 익은 고기를 바로 먹는 데만 집중하기보다 밥과 곁들이는 음식 사이에 갈비를 넣어가며 단맛의 흐름을 조절했습니다. 짧게 끝날 줄 알았던 월요일 일정이었지만 이모와 마주 앉아 식사한 시간이 하루 중 가장 길게 기억됐습니다.

 

 

 

 

1. 장천로 따라 걷다 발길을 멈췄습니다

 

사진관에서 나온 뒤 장천로 방향으로 이동하며 주변 상가를 살폈습니다. 목적지가 1층이라 건물 안쪽을 오래 찾아다니기보다 도로를 따라 걸으면서 전면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이모는 제가 지도를 보고 있으니 전적으로 믿겠다며 뒤를 따라왔는데, 신호를 한 번 기다리는 사이 오히려 먼저 주변을 둘러보고 방향을 짚었습니다. 제가 화면을 보고도 늦었다고 하자 기계보다 눈이 빠를 때도 있다며 꽤 만족스러워했습니다. 괜히 그 뒤부터는 제가 앞장서지 않았습니다. 장천로처럼 차량 흐름이 이어지는 길에서는 목적지를 찾느라 도로 가까이 갑자기 멈추지 않고 보행 공간을 확보한 뒤 주변을 확인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버스나 도보로 접근할 때도 마지막 구간에서는 현재 진행 방향과 건물 위치를 함께 보는 것이 수월합니다. 저희는 중간에 길을 되돌아가지 않고 바로 도착했고 1층 출입구를 확인한 다음 식사를 시작했습니다. 일행과 따로 움직이는 날이라면 주변에서 눈에 띄는 교차 지점을 먼저 정해 만난 뒤 함께 이동하는 방식도 복잡함을 줄일 수 있습니다.

 

 

2. 숯불 열기에 손 위치부터 달라졌습니다

자리에 앉은 직후에는 바깥의 찬 공기가 몸에 남아 있었는데 숯불 가까이에 있으니 손끝부터 온도가 달라졌습니다. 처음 몇 분은 따뜻함이 반가웠지만 음식이 올라간 뒤에는 열을 의식해 팔을 식탁 안쪽에 오래 두지 않았습니다. 이모도 처음에는 손을 가까이 가져갔다가 예상보다 뜨거웠는지 슬쩍 뒤로 뺐습니다. 제가 방금 손 녹이는 것 아니었느냐고 묻자 이제 충분히 녹았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괜히 겨울 외식다운 대화였습니다. 식사가 시작되면서 고기를 살피는 시선과 서로 얼굴을 보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번갈아 이어졌습니다. 숯불을 사용하는 자리에서는 음식뿐 아니라 테이블 주변의 온도까지 고려해 자세를 잡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대화가 길어질 때는 등을 기대고 고기를 확인할 때만 몸을 앞으로 가져오니 한 자세로 오래 있지 않아도 됐습니다. 예상보다 바깥과 실내에서 체감되는 온도 차이가 컸고, 시간이 흐르면서 겉옷을 입고 들어왔을 때의 추위는 거의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저녁 초반의 따뜻한 열기가 이날 첫인상을 가장 또렷하게 만들었습니다.

 

 

3. 양념 가장자리가 짙어질 때 향이 났습니다

 

돼지갈비가 숯불 위에서 익기 시작하자 양념이 묻은 표면의 색부터 눈에 띄게 변했습니다. 특히 가장자리가 짙어질 무렵에는 달큰한 향과 숯 향이 함께 올라와 자연스럽게 고기 상태를 자주 확인했습니다. 양념 고기는 잠깐 다른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도 표면 변화가 보여 익는 과정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이모가 사진 이야기에 몰두하다 고기를 보고 갑자기 대화를 멈추기에 제가 이번에는 갈비가 사진보다 중요하냐고 물었습니다. 잠시 고민하더니 지금은 그렇다고 답해 괜히 서운한 척했습니다. 잘 익은 부분은 씹었을 때 가장자리의 탄력과 안쪽의 부드러움이 함께 느껴졌습니다. 저는 밥을 조금 곁들여 양념의 단맛을 받쳐 먹었고 중간에는 반찬으로 입안의 흐름을 바꿨습니다. 뜨거울 때와 열이 조금 내려갔을 때 질감도 달라 한 가지 상태만 고집하지 않았습니다. 후반에는 숯불 향이 밴 부분을 골라 먹는 재미가 생겼고, 양념과 불향이 겹치는 순간이 이날 돼지갈비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4. 상추 한 장에 식사 호흡이 바뀌었습니다

고기와 밥을 이어 먹다가 상추와 곁들이는 음식을 함께 먹으니 입안에 남던 양념의 여운이 달라졌습니다. 처음에는 이모가 쌈을 만들어 먹는 모습을 보고 저도 따라 했는데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 한입의 크기와 맛이 꽤 달랐습니다. 제가 욕심을 내 이것저것 넣었다가 한입에 먹기 어려워 잠시 멈추자 이모가 어릴 때부터 적당히를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괜히 수십 년 전 이야기까지 나온 탓에 다음 쌈은 훨씬 작게 만들었습니다. 식사 중에는 수저와 가위처럼 자주 사용하는 도구를 제자리에 두니 필요할 때 찾는 시간이 줄었습니다. 양념이 손에 묻었을 때는 냅킨으로 바로 정리해 다른 식기를 사용할 때 불편하지 않게 했습니다. 예상보다 쌈 채소와 반찬을 사이에 넣는 것이 돼지갈비를 끝까지 먹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같은 양념의 맛이 계속 이어지지 않아 다시 고기를 먹을 때 향이 선명하게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이모와 서로 다른 조합을 만들어 먹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화 소재도 생겼고 식사 후반까지 단조롭지 않았습니다.

 

 

5. 사진 봉투 들고 용현시장으로 갔습니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이모가 집에 가져갈 과일을 사야 한다고 해 용현시장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사진 봉투를 손에 들고 시장을 둘러보니 원래 저녁만 먹고 헤어지려던 계획이 자연스럽게 장보기까지 이어졌습니다. 시간이 충분한 날이라면 인하대학교 주변 상권으로 이동해 필요한 볼일을 보거나 수봉공원 방향을 별도 일정으로 잡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날은 월요일 저녁이라 목적지를 늘리지 않고 시장에서 필요한 것만 챙기기로 했습니다. 과일을 고르던 이모가 사진 봉투를 잠깐 맡아달라고 하더니 갑자기 내용물을 꺼내 보려고 했습니다. 제가 바로 알아채고 가져오자 식당에서 못 본 것을 여기서 보려 했다고 웃었습니다. 괜히 끝까지 사진이 이날의 화제가 됐습니다. 용현시장은 장보기를 이어갈 때, 인하대학교 주변은 약속이나 생활 볼일이 있을 때 연결하기 좋습니다. 수봉공원은 시간을 따로 두고 움직이고 싶은 날 선택하는 편이 낫습니다. 저희는 시장에서 과일을 산 뒤 바로 귀가해 평일 저녁 동선을 간결하게 마무리했습니다.

 

 

6. 숯불 앞에서는 얇은 소매가 수월했습니다

바깥 기온만 생각해 두꺼운 옷을 입고 방문하면 숯불 가까이에서 체감 온도가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날 저도 처음에는 추워 겉옷을 단단히 여몄지만 식사가 시작된 뒤에는 팔 주변이 가벼운 상태가 훨씬 움직이기 수월했습니다. 겨울이라면 안에 너무 두꺼운 옷 하나를 입기보다 실내에서 조절할 수 있는 구성이 저에게는 실용적이었습니다. 이모가 식사 도중 밖에 나가면 다시 춥겠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문밖에 나선 순간 둘이 동시에 옷깃을 여몄습니다. 괜히 몇 분 전 더웠다는 말이 무색했습니다. 양념 돼지갈비는 표면의 색이 빠르게 변할 수 있어 대화가 길어져도 중간중간 상태를 살피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 모임처럼 인원이 많다면 모두가 도착한 뒤 충분히 식사할 수 있는 시간을 잡는 편이 여유롭습니다. 시장이나 다른 볼일을 이어갈 예정이라면 필요한 이동 시간을 미리 남겨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날처럼 평일 저녁에는 식사 하나와 꼭 필요한 일정 하나 정도를 연결하는 구성이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적었습니다.

 

 

마무리

 

마포집숯불돼지갈비에서의 저녁은 숯불 위에서 양념 돼지갈비 가장자리가 짙어지며 향이 올라오던 순간으로 기억됩니다. 밖에서는 차가운 공기 때문에 손을 주머니에 넣고 걸었는데 자리에 앉은 뒤에는 숯불 열기에 자세를 바꿀 만큼 온도 차이가 분명했습니다. 밥과 갈비만 이어 먹기보다 상추와 반찬을 사이에 곁들이니 식사 흐름에도 변화가 생겼고, 이모와 서로 만든 조합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시장에서 헤어지기 직전 이모가 결국 증명사진을 보여달라고 다시 요구해 한 장을 보여줬습니다. 한참 들여다보더니 실물과 비슷하다는 평범한 말을 남겨 제가 그걸 보려고 하루 종일 기다렸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렇게 웃으며 헤어진 장면까지 이날 저녁과 함께 남았습니다. 미추홀구에서 가족과 숯불 돼지갈비를 먹고 시장 장보기까지 이어가고 싶은 날이라면 자연스럽게 묶기 좋은 흐름이었습니다. 저라면 다음에는 사진 봉투 없이 이모를 만나 식사 이야기만 제대로 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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